[월간 마케팅 지 07년도 6월호 게재 칼럼]

 

소비자는 아는데 마케터는 모르는 입소문 마케팅에 대한 5가지 오해

AML 대표 황인영

 

  미국 엔터프라이즈사의 CEO Andy Talyer는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고객들이 우리 물건을 한 번 더 사게 하고, 친구들에게 우리 물건을 사라고 얘기하게 하는 것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아주 당연한 말이지만, 지금부터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을 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NPS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지요? 
 NPS란 Net Promoter Score의 약자로 ‘순 추천고객 지수’를 뜻하는 말입니다.  우리 제품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해 주는 순 추천고객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높아지고 그에 따라 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요?  아멕스 카드사의 CEO, Ken Chenault는 ‘모든 기업은 자신들의 고객들에게 ‘제품을 여러분의 친구에게도 추천하시겠습니까? (Would you recommend us to a friends?)’라고 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여러분도 역시 여러분의 고객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봐야 할 것입니다. ‘고객께서는 이 제품을 고객님의 친구에게도 추천하시겠습니까?’ 라고!
과연 여러분의 고객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Yes’, ‘그렇다’라고 응답할까요?

 우리는 종종 ‘당신은 우리 제품에 만족하십니까?’라는 질문의 고객 만족도 조사를 합니다.  5점 척도에서 4점 이상 응답한 소비자에게 다시 ‘당신은 우리 제품을 친구에게 추천하시겠습니까?’ 라고 물었을 때 과연 이들은 어떻게 응답할까요?  많은 소비자들이 실제로 이 질문에 쉽게 ‘그렇다’라고 답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추천’한다는 행동에는 그 개인의 신뢰와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기업이 ‘추천고객’을 만들어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 제품에 대해 신뢰와 확신을 가지고, 친구에게도 내 제품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고, 추천을 해 주는 ‘추천 고객’을 만드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미국 마케터의 43%, 영국 마케터의 65%가 입소문 마케팅을 실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추천 고객’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마케터들이 ‘입소문 마케팅’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실행을 준비 중이며, 실제로 일부는 입소문 마케팅을 실무에 적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강의를 통해 또는 업무로 만난 마케터들 중의 일부는 ‘입소문 마케팅’에 대한 몇 가지 공통적인 오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소비자가 변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외 자료를 보면 소비자의 TV 광고에 대한 흥미도나 신뢰도는 점점 떨어지고 있는 반면, 친구,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이 전하는 ‘정보’ ? 입소문 - 를 가장 신뢰하고 있으며, 구매의사결정을 하는 데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전파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 집니다.  여기까지는 아마 거의 대부분 동의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입소문’을 만들고 전파하는 방법의 시작에서부터 몇 가지 오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 첫째 오해는 바로 입소문 마케팅 정의에 대한 잘못된 이해입니다. 입소문 마케팅 협회‘Word-of-Mouth Marketing Association (WOMMA)’는 2005년도에 입소문 마케팅을 새롭게 정의한 바 있습니다.
 ‘Word-of-Mouth Marketing은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할 이유를 만들어 주고, 그 대화가 좀 더 쉽게 일어나게 만드는 것’.

 이를 다른 말로 풀면 고객과 고객 간에 일어나는 수많은 커뮤니케이션 속에 우리 브랜드에 대한 정보가 올바르고 긍정적이면서 경쟁 브랜드에 비해 더 자주 일어나도록 계획하고, 실행, 관리하는 것이 바로 입소문 마케팅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입소문 마케팅이라는 용어 사용에서부터 혼돈되고 있습니다. 바이럴 마케팅, 버즈마케팅, 입소문마케팅으로 불려지며 간혹 체험마케팅, 블로그 마케팅을 입소문 마케팅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명확히 하자면 Word-of-Mouth Marketing(입소문마케팅)이 이들을 포괄하는 상위 개념이고 이들은 입소문마케팅의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기법들이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바이럴 마케팅은 온라인 상에서 이메일, 스크랩, 퍼가기 등 웹 기술적인 뒷받침 아래 온라인 시스템을 타고 내가 전하고자 하는 정보가 전파되도록 하는 마케팅 방법입니다. 버즈 마케팅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될 ‘꺼리’를 찾아서 ‘Buzz’ 즉, 이슈와 관심을 일으키는 마케팅 방법입니다.
버즈 마케팅의 예로 유명한 사례가 바로 미국의 오프라윈프리쇼에서 폰티악이 방청객 전원에게 행운의 자동차 열쇠를 제공한 이벤트입니다. 뭔가 ‘쇼킹’하고 자극적인 내용. 그것이 버즈 마케팅의 동력원입니다.  그러나 이 폰티악의 버즈 마케팅은 안타깝게도 입소문 마케팅 전문가들로부터 실패한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왜냐면 소비자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이슈가 된 것은 오프라윈프리 쇼일 뿐이었지 폰티악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입소문마케팅 전략은 소비자구매행동 단계별로 기획되는데 이 때 바이럴 마케팅이나 버즈 마케팅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며 브랜드에 대한 체험이나 커뮤니티 마케팅은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됩니다.

 이 때 폰티악의 사례처럼 브랜드 자체에 대한 인지가 아닌 프로모션에 대한 이슈만으로 끝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치밀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TV-CF를 본 소비자들이 모델만 기억하고 브랜드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두 번째 입소문 마케팅에 대한 오해는 ‘입소문 마케팅이 아닌 것을 입소문 마케팅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한 사례입니다. 미국의 한 광장에서 늘씬한 미녀들이 핸드폰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합니다. 지나는 사람들은 그 핸드폰을 받아 들고 사진 찍는 법을 물어가며 그녀들의 사진을 찍어줍니다. 사람들은 모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그 핸드폰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이 제품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광장에서 사진을 찍어달라던 미녀들이 일반 소비자가 아닌 핸드폰 회사에서 고용한 연극배우였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된 소비자들이 인터넷에서 ‘속았다’라는 글을 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입소문은 소비자들의 대화 속에 정직하게 관여하는 것입니다. 사실을 감추고 아닌 척 하는 마케팅을 우리는 Stealth Marketing, Sealing Marketing이라고 부릅니다.

 WOMMA에서는 입소문 마케팅을 하는 기업, 이를 실행하는 에이전시, 그리고 소비자들 모두에게 입소문 마케팅의 윤리적 측면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데,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었던 이메일 마케팅이 스팸으로 전락되는 우를 범한 사례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조치입니다. 

 입소문 마케팅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실행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입니다. 자칫 입소문은 소비자들 모르게 혹은 기업 내에서도 관계자 외에는 모르게 몰래 숨어서 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당장 그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 마케터들 중 일부가 아르바이트를 고용하여 온라인 상에서 익명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유리한 정보를 도배하거나, 인위적으로 유리한 질문과 답변을 유도하고, 댓글을 관리하는 것을 마케팅의 한 방법으로 실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Stealth Marketing으로 당장 얻겠지만, 장기적으로 잃어버리는 마케팅이라 할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소비자들에게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 신뢰와 확신을 가지고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추천고객’을 만들어내는 진화된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아닌 것입니다.

 세 번째 오해는, ‘입소문 마케팅’은 신제품이나 특이할 만한 이슈, 화제거리가 있는 제품에게만 해당되므로, ‘특별한 소문 메시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화제가 될 만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 제품인 경우에는 입소문 마케팅을 전개하거나 그 효과를 내는데 있어 훨씬 더 유리하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광고에 있어서도 USP가 명확한 경우에는 좀 더 쉽게 광고를 만들 수 있듯이 입소문 마케팅도 역시 그렇습니다.  다음은 마케터가 간과한 셀링 포인트를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찾아낸 성공 사례입니다.

 미국의 DustBunny라는 제품이 있습니다. 작은 공 모양으로 생겼으며 자동으로 굴러다니며 구석구석 먼지를 청소해주는 제품입니다. 그런데 이 제품을 처음 소비자에게 사용해보게 하고 NPS를 측정했을 때 NPS는 -32였습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이 제품이 획기적이기는 하나 기대를 만족시켜주지는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안의 넓은 곳을 다 하기에는 부족해서 별로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소비자들 소수가 매우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하였는데, 그 중에 가장 핵심적인 것이 ‘이 제품은 넓은 곳을 완벽하게 청소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청소기가 들어가지 않는 가구 밑, 중국식 가구의 다리 아래, 또는 고양이 털을 청소하는데 매우 유용하며, 특이한 것은 고양이가 매우 좋아하여 고양이 장난감으로도 사용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회사는 방향을 전환하여 소비자들로부터 제시된, 그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커뮤니케이션 포인트를 찾아내었고, 이를 적극적으로 마케팅한 이후 160% 매출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실제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이 제품에 대한 설명의 마지막에 ‘엄마 뿐 아니라 고양이도 웃게 하는 제품’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제품에 대한 이슈점이나 화제거리는 소비자와 함께 더 잘 찾아낼 수 있고, 또 그것이 정답이라는 교훈을 주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입소문 마케팅에 있어 중요한 것은 초기의 이슈화나 화제’꺼리’ 만들기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와 소비자, 소비자와 기업 간의 대화를 얼마나 효과적이고 지속적으로 잘 관리, 유지하느냐입니다.

 네 번째는 입소문 마케팅을 하면 광고가 필요 없다거나, 입소문 마케팅과 광고는 경쟁적 관계다 라고 인식하는 경우입니다.

 소비자의 관심과 화제거리를 만들어 내고 소비자 사이에 일어나는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기 위해 우리는 ‘CGM(consumer generated media)’이라는 매체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때로 TV, 라디오는 물론, 판매 현장, 패키지, 영업사원 등을 매개체로 하여 입소문을 일으키고 전파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미국의 입소문마케팅 프로젝트를 보면 그 중 48%는 반드시 다른 광고매체나 마케팅 포인트들과 연계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 오해는, 마케터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입소문 마케팅의 효과는 측정할 수 없다’ 라는 것입니다.

 많은 마케터들이 입소문이 전파되는 것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가? 비용 대비 효율성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왔습니다. 입소문을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앞에서 설명한 NPS나 Conversation Share의 측정 관리, 입소문의 세대별 전파를 측정하는 입소문 파급계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 관리되고 있으며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의 대화 관리 방법도 개발되어 있고, 지금도 꾸준히 연구 되고 있습니다.

 입소문 마케팅은 그 어떤 커뮤니케이션 방법보다도 과학적이며 실행에 대한 트레킹 뿐아니라 그 결과를 기반으로 2차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해 낼 수 있는 효율적인 마케팅 방법입니다.


 이상 입소문 마케팅에 대한 5가지 오해를 짚어보았습니다. 위에 언급한 내용들을 소비자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주목해 본다면, 마케터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곤 합니다. 그 다음 단계로 소비자와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 하고 어떻게 그 대화를 지속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하지요. 그것이 소비자를 머리를 이해시키고 마음을 움직여 그들을 우리 브랜드의 추천고객으로 만드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